한국 스포츠를 들었다 놨다 했던 왕년의 스타를 만나봅니다.
오늘은 야구사에 길이 남을 1982년 한일전 개구리번트의 주인공 김재박 전 감독인데요.
'나때는 말이야', 김유빈 기자입니다.
[리포트]
한국 야구의 판도를 뒤집은 천재적인 야구 센스.
개구리번트로 국민영웅이 된 그라운드의 여우, 김재박.
"나 때는 말이야"
82년 세계야구선수권 일본과의 결승전.
2대 1로 뒤지던 운명의 8회말, 스퀴즈번트 작전을 간파한 일본 투수가 공을 빼는 순간, 그 유명한 '개구리 번트'가 나옵니다.
"번트! 홈으로! 홈!"
"이건 김재박 선수가 홈런 하나보다도 훨씬 좋은 거예요!"
마침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이 불거졌던 그해. 반일감정은 대단했습니다.
[김재박]
"(한일전에서 야구 열기가 지금이랑 비교했을 때 얼마나 더 열광적이었을지?)라떼는 말이야. 3만5천석으로 입석까지 준비했는데 4만 이상 들어갔다고. 복도나 계단이나 앉을 틈이 없을 정도로…"
지금까지 감독의 사인을 잘못 보고 억지로 댄 번트라고 알려졌지만,
[김재박]
"사인이 나진 않았어요, 내가 그걸 대야겠다는 의욕에 기습으로… 감독님이 "야 나 사인 안냈는데" 그러시더라고요."
번트면 번트, 홈런이면 홈런, 김재박은 호타준족의 상징이었습니다.
프로야구가 없던 1977년엔 홈런, 타격, 도루 등 실업야구 타격 7관왕에 올랐습니다. 타율은 무려 4할 3푼 9리였습니다.
프로야구 감독으로 700승 고지에 올랐던 김재박,
"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"는 그의 말은 이제 야구 명언으로 남아있습니다.
[김재박]
"지면 감독으로서 힘이 없고 자질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겨야 되는 야구를 해야 된다…"
김재박이 모델이 된 한국야구 호타준족의 계보, 이종범-박재홍-이정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.
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.